2015년 12월 3일 목요일

[예술의 미래] Iamus : 작곡하는 인공지능과 런던심포니의 협연


컴퓨터가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곡을 작곡할 수 있을까?

오늘은 여러분께 작곡하는 인공지능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스페인의 말라가 대학교의 컴퓨터 사이언스 교수인 프란시스코 비코(Francisco Vico)와 그의 연구진과 함께 개발한 아야무스(Iamus) 라는 인공지능 소프테웨어입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개입 없이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하고 악보까지 출력할 수 있습니다. 일단 편견이 생길 수도 있으니 아야무스가 작곡한 곡을 먼저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1분 30초 부분 부터 보시면 됩니다.)


<Iamus - Hello World!>

20세기 초반 풍의 클래식 음악 작곡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이 곡은 'Hello World'라는 곡으로 아야무스가 인간의 도움 없이 만든 첫 번째 곡인데요. 제 귀에는 상당히 클래식하게 들립니다. 활동중인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에 의해 연주되어서 그런지 더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시대별 음악의 특징으로 구분하자면 아마도 1900년대 이후의 현대 음악에 가장 가까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 귀에만 그렇게 들리는 건 아닌가 봅니다. 이 곡을 사람들이 듣고 어떻게 생각할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피터 러셀이라는 음악학자는 이 곡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듣기 좋은 실내악 음악이군요. 어딘가 20세기 초반의 프랑스 음악을 닮아있기도 하구요. 몇 번 반복해서 듣고 난 다음에는 이 곡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결국 러셀을 포함해서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이 곡의 작곡가가 컴퓨터라는 것을 알아 내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클래식에서 말하는 현대음악의 경우 조성, 리듬, 멜로디 진행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곡을 들을 때면 아무래도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쉽지 않고 이게 정말 음악적인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아야무스가 만든 이 곡 역시 그와 같은 현대 음악의 기준에서 듣는다면 사실 그 누구라도 이 곡의 작곡가가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짐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게다가 훌륭한 연주자들이 감정을 실어서 연주하기까지 했으니 더더욱 어려웠을 것입니다.


런던심포니오케스라의 연주

아야무스의 출현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특히 연주를 하거나 작곡을 하는 음악가들은 아야무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사람 음악가들이 아야무스에 대해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미 아야무스는 일군의 음악가들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음악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아야무스의 곡을 연주했으니까요. 뮤지카델빠스바스코(Música del País Vasco)에서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구스타보 디아즈 제레즈(Gustavo Diaz-Jerez)는 아야무스를 이용해서 오페라까지 작곡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식으로 클래식 음악교육을 받은 사람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오페라를 작곡할 생각이라니,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 집니다. (Centro Superior de Música del País Vasco는 대학교 수준의 음악 교육 기관으로 보입니다. 홈페이지에 가보니 학사학위와 석사학위 교육과정을 둔 음악 대학교로 보입니다.)

<Iamus - Adsum, for orchestra>


런던 심포니의 연주,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곡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연주가 좋아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듣고 있으면 끝까지 계속 듣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사실 아야무스 전에도, 그리고 후에도 인공지능으로 작곡을 하려고 하는 시도는 있어 왔습니다. 미국의 작곡가이자 컴퓨터 사이언스 교수인 데이비드 코프 역시 "Emily Howell"이라고 이름 붙여진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아주 최근에는 예일대학교의 컴퓨터 사이언스 박사 과정 생 도냐 퀵이 "Kulitta"라는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구요. 아마 에밀리 호웰이나 쿨리타의 음악을 들어보신 분들 중에는 인공지능의 작곡에 대해 실망하거나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아야무스를 통해서 그런 생각이 조금은 바뀔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야무스에 대해서는 계속 포스팅 하겠습니다.

자료 : http://www.bbc.com/future/story/20140808-music-like-never-heard-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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