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4일 금요일

[컴퓨터 예술] 색을 듣는 남자, 사이보그가 되어보세요!

색을 듣는 남자 Neil Harbisson

색을 구별하지 못했던 남자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닐 하비슨(Neil Harbisson)은 색을 전혀 구별하지 못하는 상태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세상이 온통 회색빛으로 보였다고 하네요. 그런데 2003년에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전자장치를 통해 색을 "들을"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색을 듣게 된 남자

색으로 부터 느껴지는 특정 주파수(음파)를 통해 색을 들을 수 있게 됐고, 색을 듣는 것이 점점 익숙해짐에 따라 이제는 색을 완전히 느끼게 됐다고 합니다. 꿈에서도 색을 느낄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하네요. 강연 중에 여러 가지 사물의 색을 음파를 통해 구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것은 보라색'의 소리입니다. 이것은 '더러운 양말(노란색)'의 소리입니다와 같이 색을 "보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색을 느끼고 있습니다.

TED에서 강의를 하는 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는 "C 메이저" 색의 옷을 입고 장례식 처럼 뭔가 슬픈 일이 있을 때는 "B 마이너" 색의 옷을 입는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기분 좋을 때 "밝은"색 계열을 입는다고 말하고 슬픈일이 있을 때 "어두운" 색 계열을 입는 다고 말합니다만, 색을 듣는 강연자는 음악(소리)에서 사용하는 화성이나 화음을 통해 자신의 색에 대한 느낌을 표현합니다. 기쁠때는 메이저 코드, 슬플 때는 마이너 코드와 같이 말입니다.

이제는 음식을 먹을 때도 음식의 색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먹는다구요. 레이디가가를 샐러드로 먹고 라흐마니노프 콘체르토를 메인디시로 먹는다고 표현합니다. 음식의 색을 느낄 때 그것이 소리(음파)로 들리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건데 시인이 따로 없습니다.


초상화를 듣는 남자

그리고 이제는 사람을 볼 때도 노래가 들린다고 얘기합니다. 어떤 사람은 굉장히 잘 생겼어도 소리는 엉망으로 들리고 어떤 사람은 잘생기진 않았어도 음악은 굉장히 아름다운 경우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건 마치 사운드 초상화 같은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초상화를 그리는 게 아니라 초상화를 듣는 것이죠. 실제 사람들을 볼 때 들리는 소리를 들려주는데, 굳이 음정으로 따지자면 음정 하나 또는 음정 두개 정도가 겹쳐 들리는 정도 입니다. 이런 정도의 소리 정보로 색을 구분하려면 사실 음정의 높낮이에 굉장히 민감해야 하고 또 이런 음정을 통해 일관성 있게 소리를 구분해 내려면 절대 음감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절대음감이 아니라면 소리를 들을 때 마다 기준 점이 바뀌어서 어제는 440hz에서 느껴졌던 노란색이 오늘은 550hz에서 느껴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색을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렇게 들려지는 소리를 다시 색으로 표현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느끼지는 주파수를 다시 색으로 표현 하는 것이죠. 모짜르트의 음악을 들을 때 느껴지는 색과 저스틴 비버의 색을 들을 때 느껴지는 색의 차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사이보그가 되어 보세요!

2년 전부터는 사람들이 감각을 인지하는 것을 돕기 위해 "사이보그 파운데이션(Cyborg Foundation)"을 설립하고 운영중이라고 합니다. 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이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답니다. 지식이라는 것도 결국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습득하게 되는데, 감각기관을 확장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지식을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참 맞는 말입니다. 결국 보고 듣고 만지고 하는 행위들로 부터 우리는 지식을 습득하게 되니까요.

모바일폰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 보다는 우리 몸을 통한 감각기관을 넓힐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는 이번 세기는 그런 세상이 될 것이고 자신의 감각기관을 기술을 통해 확장시켜나가는 사이보그가 되면 어떻겠냐고 제안합니다.

너무나 멋진 발상을 너무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센스 넘치게 전달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자의 밝은 얼굴과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도 듣기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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