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예술의 미래] 인공지능이 창의력을 측정할 수 있을까?

창의력이라는 것은 인간이 가진 고유한 특질로 여겨져 왔는데요, 과연 이것이 정말 그러한지에 대해서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나봅니다.  

어떤 그림이 높은 창의력이 발휘된 그림인지 알고리즘은 알고있다! 

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Professor of Computer Vision, Rutgers University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특히 창의력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부분이었는데요. 혁신적인 작품이 전에 없던 예술적 기법과 스타일로 출현하게 되면 그 사조를 따르는 많은 예술가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오리지널"이 탄생하고 이 작품이 후대에 "영향"을 주어 비슷한 스타일의 작품이 양산되고 유행을 이루게 되는 부분을 통찰해 낸 점입니다. 과학자들이 말이죠. 그리고 이 두가지를 창의력을 판단하는 변수로 선택한 부분에 일단 놀랐습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르지만, 예술세계에서야 말로 혁신가가 짠 하고 등장해서 세상을 놀래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따르는 일군의 무리가 형성되고 어느새 유행으로 번지는 현상이 반복되니까요. 

그런데 그림의 색, 질감, 관점 - 여기서 말하는 관점(perspective) 이 진짜 관점을 말하는 것인지 원근법과 같은 기법을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주제 등의 변수로 오리지널과 그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품을 가려낼 수 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네요. 자료를 찾아보면 어딘가 있겠지요.... 색이나 질감은 그렇다 치고 관점이나 주제 등은 컴퓨터가 어떻게 읽어내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컴퓨터가 연도에 따라 사람의 예술이 혁신을 거듭해 온 것을 읽어냈다는 점인데요. 혁신(창의력)이라는 것이 과거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변화를 일반화 시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컴퓨터가 사람들이 일구어 온 역사를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읽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어쨌든 굉장히 거대한 질문에 도전해서 훌륭한 결과를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또 한번 인간만이 창의력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결과를 통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공학적인 지식 뿐만 아니라 예술과 철학에 대해서도 상당한 수준의 이해를 요구한다는 점에서도 탁월한 성과로 보입니다. 


피카소의 "The Young Ladies of Avignon" 에서 뭉크의 "The Scream" 까지, 과연 이 그림들의 어떤점이 사람들을 사로잡고 예술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들로 기억되도록 했을까? 

대부분의 경우에 이전 까지 없던 새로운 예술적 스타일과 기술이 결합된 작품을 선보였기 때문인데, 탁월한 예술가들이 이러한 섬광과도 같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선보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일군의 예술가들에 의해 그러한 스타일이 반복 재생산 한다. 

나는 럿거스 대학교의 "예술과 인공지능 랩(Rutgers' Art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에서 연구하고 있는데, 동료들과 함께 예술사적인 그림의 맥락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그림의 창의력"에 대해 접근해 보는 알고리즘 연구를 했다.   

연구결과, 이 알고리즘은 수백장의 작품을 보고나서 예술사가들이 명작이라고 의견을 모으는 작품들을 골라내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제 사람은 더이상 창의력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아니다. 이제 컴퓨터 역시 이 일을 할 수 있으며, 오히려 사람보다 좀 더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창의력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How is creativity defined?

물로 알고리즘은 과연 "창의력이란 무엇이냐"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창의력을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역사적으로도 이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어져 왔는데, 어쨌거나 시인이나 경영자와 같은 "사람", 조각이나 소설과 같은 "생산물" 또는 아이디어 등등이 모두 "창의력"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 중에서도 "창의적인 생산물"에 초점을 맞췄다. 창의력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정의를 채택했는데, 생산물의 고유한 특징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후세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법은 칸트의 artistic genius 의 정의와도 맥락을 같이하는데, 이것은 두 가지 조건을 강조한다. 바로 "오리지널(original)"인가와 하나의 "본보기(exemplary)"가 되고 있는가 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현대적 관점에서도 맥을 같이 한다고 쓰고 있습니다(much as Margaret A Boden’s widely accepted notion of Historical Creativity (H-Creativity) and Personal/Psychological Creativity (P-Creativity). 전자는 역사 관점에서의 접근법이고 후자는 예술가 관점에서의 접근법이다. 

알고리즘 만들기
Building the algorithm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서 15세기부터 20세기 까지의 그림을 모았다. 이렇게 모은 그림들을 통해서 어떤 그림이 오리지널이고 이 오리지널들이 어떤 작품들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Through a series of mathematical transformations, we showed that the problem quantifying creativity could be reduced to a variant of network centrality problems – a class of algorithms that are widely used in the analysis of social interaction, epidemic analysis and web searches. For example, when you search the web using Google, Google uses an algorithm of this type to navigate the vast network of pages to identify the individual pages that are most relevant to your search.(이 부분은 그냥 두겠습니다. 매끄럽게 번역이 안되네요. 대충 구글도 광활한 인터넷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와 가장 근접한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서 비슷한 방식의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이런내용이네요 )

어떤 알고리즘이든지 어떤 인풋값과 변수가 있었는가에 따라 아웃풋은 달라진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림들에서 보여지는 여러가지들을 인풋값으로 사용했는데, 색, 질감, 관점, 대상(그림의 주제)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변수 값들이 "오리지널"과 그에 따른 "영향력"을 통해 창의력에 대해 정의(측정)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예술 또는 예술사에 대한 어떤 정보도 미리 프로그램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그림이 창의력이 있는 그림인지 판단해 냈다. 그림에 대한 판단은 그림 그 자체를 비주얼 적으로 분석하는 것과 그 그림이 그려진 년도에 대한 정보만으로 이루어졌다. 

혁신이라는 것의 정체를 밝히다
Innovation identified

1700점의 그림을 분석하면서 여러 가지 주목할만한 발견을 했다. 예를 들어 알고리즘은 에드워드 뭉크의 "The Scream"에 대해서 동 시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매우 창의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 작품은 표현주의 작품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작품으로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있는 결론으로 보여진다. 


Edvard Munch would be delighted to learn that the algorithm gave The Scream a high score.Wikimedia Commons

또 알고리즘은 피카소의 "Ladies of Avignon (1907)"이 1904~1911년 사이의 그림 중 창의력 점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런 평가는 예술사가들의 생각과 그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역사가들은 그림의 사실주의적화법(?)(flat picture plane)과 프리머티즘의 응용이(its application of Primitivism) 예술을 매우 창의적으로 만들었고, 이것이 피카소의 입체파에 대한 직접적 전조라고 얘기하는 예술사가들의 의견과 말이다. 




알고리즘은 1915년에 등장한 말레비치의 첫번째 절대주의 그림(Kazimir Malevich’s first Suprematism paintings)에 대해서도 창의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 그림 스타일은 입체파가 주류를 이루던 당시로서는 그리 주류적 스타일은 아니었다. 1916~1945년 사이의 그림 중 높은 점수를 받은 대다수의 작품이 몬드리안과 오키프의 작품들이었다. 

물론 알고리즘이 항상 역사가들과 같은 의견을 낸 것은 아니다. 

예를들면, 알고리즘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보다 도메니코 기르란다이오(Domenico Ghirlandaio)의 "Last Supper(1476)"을 더 높게 평가했다. 다빈치의 작품보다 20년이나 늦게 나왔는데도 말이다. 또 알고리즘은 다빈치의 종교적 색채가 짙은 여러 작품들 중에서  "St John the Baptist (1515)"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 또 모나리자에 대해서는 창의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Withstanding the test of time  

앞서 살펴본 역사가들의 합의에 비추어볼 때(특히, 알고리즘의 다빈치에 대한 평가가 역사가들과 다른 부분), 과연 알고리즘이 객관적으로 작동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연구진은 "타임머신 테스트"라는 실험을 했다. 작품의 출시년도를 과거 또는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바꾸어서 창의력 지수(creative score)를 다시 측정했다. 

그 결과, 인상파, 포스트 인상파, 표현주의, 입체파 작품들의 경우 1600년 즈음에 그 작품들이 나왔다고 가정했을 때 창의력 지수가 아주 크게 증가했다. 반면에 네오클래시컬 작품들은 1600년대에 출시된 것으로 가정했들 때 창의력 지수가 그다지 오르지 않았다. 네오클래시컬사조가 르네상스사조와 경쟁관계였기 때문에 수긍이 가는 결과이다. 

또 르네상스와 바로크 스타일의 작품들을 1900년대에 출시된 것으로 가정했을 때 창의력 지수가 낮아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결과를 통해 잠재적으로 역사가들이 컴퓨터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하고자 함도 아니고 컴퓨터가 사람의 눈 보다 더 훌륭하다는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에게 놀란 것(동기부여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인공지능 연구의 최종적인 목표는 인간과 비슷한 지각능력, 인지능력, 지적 능력을 가진 기계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창의력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이 세 가지를 결합해야하는 아주 도전적인 과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매우 중요한 돌파구를 찾았다. 바로 기계 역시 인지할 수 있고, 시각적인 분석을 할 수 있고,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그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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