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컴퓨터 예술]가사를 쓰는 인공지능 딥비트(DeepBeat)

베토벤처럼 작곡을 하고, 락밴드 처럼 연주를 하고, 미술 평론가가 되어 작품의 창의력을 평가하고. 추상화가처럼 그림을 그리고. 이미 인공지능은 이 모든 일을 해냈습니다. 그렇다면 글 쓰는 일은 어떨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인공지능은 가사를 쓰는 인공지능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사람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짧은 분량으로 하루의 기억을 정리하는 일기 정도의 글이라면 모를까 소설과 같이 분량도 길고 창의력이 필요한 글쓰기는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아직은 컴퓨터에게도 어렵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그러나 이제 컴퓨터가 글쓰는 법에 대한 걸음마를 시작했습니다. 비교적 짧은 글쓰기라고 할 수 있는 "노래 가사"를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딥비트(DeepBeat)라는 이 프로그램이 "글을 쓴다"고 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이미 나와 있는 여러 노래의 가사에서 어울릴 만한 부분들을 한 줄 씩 가져와 짜깁기를 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제이지, 릴웨인 등 유명 아티스트의 곡을 포함해 총 12,500곡에서 추출된 641,000줄의 가사를 데이터 베이스로 갖고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 단어가 포함된 가사를 데이터 베이스에서 찾아서 가사로 만들어 줍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실제 사람이 가사를 쓸 때와 마찬가지로 라임도 맞추고 의미상으로도 연결되도록 가사를 찾아줍니다.

고급 설정

사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 아무것도 하기 귀찮다면 그냥 가사만들기(Generate lyrics)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그럼 컴퓨터가 알아서 무작위로 가사를 만들어 줍니다. 만일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있다면 고급설정에서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거나 필요한 가사 분량을 입력하면 됩니다. 또는 컴퓨터와 대화식으로 미리 제공된 여러 개의 가사 들 중 한 줄 한 줄 씩 직접 선택할 수도 있고, 한 줄은 컴퓨터가 그 다음 줄은 내가 직접 입력하는 식으로도 작업이 가능합니다.

hungry, money, donut 이라는 키워드로 만들어 본 가사

표절이냐 창작이냐

이 프로그램이 기존 가사에서 가사를 한 줄씩 가져다가 짜깁기를 하기 때문에 표절에 대한 우려가 생깁니다. 이것을 창작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창작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탐색해야 할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브레인스토밍이나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다고 생각하면 이는 작사가들에게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입력하는 키워드에 따라 무작위로 생성되는 가사를 읽어보면서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나 완전히 새로운 가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생성해 내는 가사를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다시 커스터마이징 한다면 표절에 대한 걱정을 떨쳐내고 오히려 컴퓨터와 인간의 훌륭한 콜라보레이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겨진 숙제

홈페이지에 가서 사용해 보시면 알겠지만 아직은 프로토타입에 가깝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직 의미상으로 매끄럽게 연결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또 슬픔이나 기쁨과 같이 일관된 감정을 가진 문장들을 골라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구성될 수 있는가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을 일반에게 공개한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알고리즘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죠.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면 할 수록 이 알고리즘은 더 많은 것을 학습하게 될테고 언젠가는 의미상으로나 형식적으로나 꽤나 그럴듯한 가사를 "쏟아"낼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두 영상은 딥비트가 "작사"한 가사로 노래를 부른 영상입니다. 딥비트로 만든 가사로 노래를 불러서 보내면 홈페이지에 올려준다니, 여러분도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아직은 영어와 핀라드어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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