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8일 수요일

[예술의 미래] Interlude : 게임의 인터랙티브 스토리 텔링과 영상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저는 게임을 하지 않아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게이머들에게는 비선형(non-linear) 스토리 텔링이 그리 낯선 개념이 아니라고 합니다. 제작자가 제시한 하나의 완결된 라인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여러가지 다른 결말을 갖게 되는 방식입니다. 혁신은 항상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시작되기도 하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새로운 미디어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인터루드(Interlude)의 설립자 요니 블로치(Yoni Bloch)의 이야기 입니다. (요니 블로치가 밴드로 활동했을 당시 영상입니다. 재미삼아 한번 보고 가세요. 어딘가 모르게 테크긱같은 냄새가 많이 나긴 합니다. ㅎㅎ)





인터루드의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소개 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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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STORY

Founded by Israeli musician and self-proclaimed tech geek Yoni Bloch, Interlude was the realization of a vision to create a new type of interactive video that enables creators to express themselves in a new way.

It started when Yoni and his band wanted to create a unique music video that his audience would want to play over and over again. Inspired by video games and non-linear stories like “Dungeons & Dragons” that they had loved as kids, the band filmed the video with a similar structure in mind. When they discovered that no technology existed that would support their vision of online seamless interactive play, the co-founders set out to develop such technology themselves.


인터루드는 이스라엘인 음악인이자 스스로를 테크긱(tech geek)이라고 칭하는 요니 블리치가 세운 회사이다. 인터루드는 창작자들이 새로운 형식의 인터랙티브 비디오를 만들고자 하는 비젼을 실현시킨 결과물이며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표현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음악 소비자들이 우리들의 음악을 계속해서 듣고 또 듣고 싶게 만드는 뮤직 비디오를 만들 수는 없을까? 인터루드는 요니와 요니밴드의 이런 생각에서 출발 했다. 자신들이 어렸을 때 많이 했던 비선형 이야기 구조를 가진 "던전 & 드래곤"이라는 게임에서 영감을 얻어서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게임과 비슷한 구조를 갖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세상에는 아직 온라인 기반의 인터랙티브 플레이를 지원하는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공동 창업자가 기술의 개발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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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영화같은 이야기라서 그저 입을 다물지 못하겠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실현시켜줄 도구가 없으니 그럼 아예 그 도구를 만들어 버리자. 정말이지 섹시하기가 이를데 없는 삶의 태도입니다. 아마 이러한 혁신이 가능 했던 것은 그가 "음악인"이자 동시에 "테크긱"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어와 중국어도 중요한 언어이긴 하지만 이제 정말이지 "기계어" "컴퓨터 언어"야 말로 세계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공용어라는 생각이 듭니다(저는 하나도 몰라서 참 답답합니다ㅜㅜ). 그리고 이후에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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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ULTS

With their first interactive music video, the team found that given the opportunity, viewers were excited to lean forward and engage, making choices that reflected their preferences and replaying the video multiple times to explore alternate paths. By combining the reach of digital video with the engagement of gaming, they had created a new form of entertainment.

첫 번째 인터랙티브 뮤직비디오를 공개를 통해서 이를 본 소비자들이 소비자의 선호에 따라 선택을 하고, 다른 결말을 보기 위해 비디오를 여러 번 반복 재생하는 등 능동적으로 참여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비디오의 전달성(?)(reach)과 게임의 반응성(engagement rate)을 결합시켜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폼을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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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단합니다. 새로운 콘텐츠 하나 만드는 것도 보통일이 아닌데,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폼을 만들어 내다니요. 지금은 워너, 유니버설, 소니, 디즈니, 비아콤, 비비씨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SEQUOIA, INTEL, ERIC SCHIMIDT로 부터 200억원(20million$)의 투자를 받기도 했구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터루드가 인공지능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게 될 전 단계의 플랫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루드에서 제공하는 트리하우스(Treehouse)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멀티플 스토리 라인을 가진 영상물을 만들게 되는데, 제작하는 사람이 각 스토리 라인별로 각각의 영상을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와 같이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를 제공하는 방식에서는 과연 어떤 결말이 최고인가 하는데 대한 판단을 내린 후에 이에 해당하는 영상만 촬영하면 됩니다. 제작 관점에서는 하나의 이야기만 촬영하면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만 이 방식이 가진 최대의 단점은 제작진이 제시하는 결말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에게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여러개의 스토리 라인을 제공하면 각각의 소비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면서 스스로에게 더 합당한 결말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제작자 입장에서도 어떤 결말이 더 나은가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다른 결말은 어떻게 될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동일한 콘텐츠를 여러번 소비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제작자 입장에서 더 많은 수고가 들기는 하지만 더 많은 감상기회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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